KUR Creative


ㄹ황 240129

블로그 안 쓴지 너무 오래 됐다. 마지막 글을 보니 작년 8월 말이다. 그 후로 5개월이나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았다. 개인적인 글을 안/못 쓰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글을 쓰기 위해 시간을 할당하거나, 루틴을 만들어두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인 듯하다. 그래서 이제는 점심 쉬는 시간출퇴근 마다 뭐가 됐든 한 자씩 써 보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쉽게 쉽게 쓸 수 있는, 의식의 흐름으로 작성하는 ㄹ황 토크를 해 보려고 한다. 이는 여러 습관 만들기 자기 개발서에서 추천하는 방식인데, 3km씩 조깅하는 습관을 만들기 전에 일단 매일 집 밖을 나가는 것부터 습관화하는 것과 비슷하다. 가장 쉽고 뻔하고 아무 힘도 안 들고 숨 쉬듯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하는 것이다.

어 이새끼! 아 이새끼!! 블로그 접었네 5달 째 글도 안 쓰고 블로그 갖다 버렸네~~~

아니 님 왜 글 안 씀??? 님이 블로그 버린다고 여기서 그랬잖음?

사실 내 신상에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다. 그런데 그게 구체적으로 뭔지 언급했다가 장래에 내 행동에 제약이 걸릴까봐.. 뭔가 말하는데 아주 조심스러워졌다. 그래서 옛날 같으면 시시콜콜 주워 섬겼을 신변잡기 썰도 못 풀고, 그냥 가슴 속에만 쌓아두고 있었다.
옛날에는 막 싸질렀던 사상적으로 위험한 내용도 말 하고 있지 않다. 그런 게 뭐 있었냐고? 있다.. 링크는 안 걸어줄 거다 알아서 찾아보던가..
꼭 미래 행동 제약이 아니어도, 말하면 당장 신변에 문제가 생길 정보들이나, 아무튼 내가 누구고 어디 살고 하는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내용들, 그리고 알려지면 여러 사람에게 민폐라서 도무지 말 할 수 없는 경험들도 있다.

그러면 잡담 말고 각 잡고 쓰는 글은 어떤가? 이건 더더욱 쓰기 어려워졌다. 특히 섣부른 추상화 글 이후로, 내가 쓰는 주장문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과도하게 높아졌다. 사실 섣부른 추상화 글도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 제약과 추상화라는 용어 사용이 오락가락이고, 글 자체는 제약에 대한 이야기인데 제목은 어그로 끌려고 추상화고.. 또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줄이다 보니 알맹이는 너무 조금 밖에 남지 않은 점도 있다. 아.. 맘에 안 드네
그리고 또, 이런 각 잡고 쓰는 글을 쓸 때, 머리를 쥐어 짜내면서 쓰느라 너무나 많은 시간이 낭비되는 것 또한 글 쓰기를 못하게 되는 큰 문제였다. 사실 이런 글 쓰기는 내가 쓰고 있는 학습법 - Zettelkasten(ZK)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ZK의 마지막 단계는 쌓아 왔던 메모Zettel를 모아서 글을 쓰는 과정이고, 이런 과정에서 주제는 자연스럽게 정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ZK를 하고 나서, 여전히 주제 정해서 쥐어짜내는 방식으로 블로그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나중에 자세히 글을 써야 하겠지만... 아무튼 기존과 다른, 새로운 글쓰기 방법을 적용하려 시행 착오를 거치느라 또한 글 쓰는 게 늦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낮에 하는 일 말고, 밤에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늘었다. 심지어 두 개나 하고 있다.

하나는 이젠 너무 늦었는지도 모르는 식질머신. 완전히 새롭게 다시 하고 있다. 어도비에서 과거 식질머신을 완전히 쓸모 없게 만드는 툴이 나오는 시대, 솔직히 식질머신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개발 시작 자체를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플머들이 모이는 오프라인 모임에 한번 나가 봤는데, 나처럼 딥땔감을 하는 분이 있었다. 서로 처음 나온 자리였는데, 아무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식질머신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대뜸 이걸 같이 하자는 것이 아닌가?

사실 식질머신은 과거에도 한번 웹 버전이 만들어질 뻔 했다. 내가 있는 비밀스런 플머 커뮤니티... 에서 어떤 여고생쟝의 주도로 나, 사축쟝, 군필유녀님을 끌어들인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가동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프로젝트는 결실을 맺지 못하고 와해되었다. 어떤 싸움이나 알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던 군필유녀님이 플젝에 관심을 잃게 된 뒤 그대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나? 왜 내가 주도하지 못했냐고? 그 프로젝트는 웹앱으로 식질머신을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당시에 나는 웹, 특히 리액트를 필두로 하는 현대적인 SPA 개발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어서 어떤 리더 역할을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여고생쟝이 갑자기 툭 튀어 나와서는 신들린 것처럼 사람들을 모으더니 내가 뭐라 할 새도 없이 진행되었던 이유도 있다. 또 나는 그 때 한창 연구실에서 불타고 있기도 했다.

그 분들은 참 뛰어난 분들이었고, 같이 일하면서 많이 배울 수도 있었는데, 내가 제대로 안 하고 있다가 팀과 프로젝트가 와해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것 저것 해본다면서 결국 성과는 아무 것도 없는 삽질만 죽어라 파다보니 3년이 지나가고, 과거의 식질머신은 이제는 아무 의미 없는 제품이 되어버렸다. 이걸 후회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해 보려고 한다. 이번에도 은인이 있어서 식질머신 프로젝트는 다시 돌아가고 있다. 다만 지금은 살짝 중단되어 있다. 그 분은 이직을 노리고 있고, 나는 또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에 손을 대고 있다. 그런데 그 프로젝트에는 데드라인이 있어서, 아마 2월달은 식질머신에 큰 진전이 있기는 어려워 보인다.

잠깐.. 내가 플젝 이야기는 왜 했지? 아! 그러니까.. 프로젝트 한다고 글을 안 썼다는 거다. 아니 솔직히.. 내게 글 쓰기는 부차적인 취미 생활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문제 해결이고, 프로그래밍이다. 글 쓰기는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내 삶의 중심적인 일이나 내가 사는 이유라고 할 수는 없다.
블로그 글을 열심히 써대면 나와 내 제품이 브랜딩이 되고, 또 누구는 채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마케팅을 하고 싶어도 그냥 제품 자체가 없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달리면서 일단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에.. 홍보, 브랜딩, 채용, ... 뭐 그런 것은 뒷전으로 밀린 상태긴 하다. 뭣이 중헌디!!!!

진짜 근황

그래서 요즘 어케 지내는지 한번 적어보자. 아침에 빨리 일어나면 사이드 플젝을 하다 배 고프면 아침을 먹는다. 그런데 늦게 일어 나면 그런 거 없고 편의점에서 버거나 김밥을 사서 들고 간다. 요새 편의점 음식이 품질이 장난이 아니더라? CU 더블 소고기 버거인가? 이거는 버거킹 싸대기 때리는 맛이더라고(광고 절대 아님 누가 어필리에이션 좀 주셈).
아무튼 그렇게 아침을 사고 바로 출근을 한다. 점심 시간이 되면 버거나 김밥을 반만 먹는다. 많이 먹어 봤자 재미 없더라.. 늙어서 그런지... 점심에는 그냥 배고픔을 없애는 정도로만 먹고 지내고 있다.
그렇게 점심을 때우면서 지금처럼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점심 글쓰기를 한지는 3일쯤 밖에 안 되었지만 암튼 그렇다. 이전에는 점심 시간에 잠을 자다가 끝나기 15분 전 쯤 사온 김밥/버거를 호다닥 먹거나, 라면을 먹기도 했다. 더 예전에는 식당에 걸어가서 혼밥을 하기도 했는데, 이젠 그냥 귀찮아졌다.

그렇게 뇌에 칼로리를 공급해서 남의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토이근을 하게 된다. 그러면 이제 내 일을 할 시간이다. 물론 아무 것도 안 하고 노는 날도 많다. 최근에는 사이드, 특히 식질머신 말고 다른 쪽이 아주 재밌어서 그걸 많이 하고 있는데, 플젝 하기 싫은 날은 그냥 혼자 섹스하는 날도 많다.

resource/섹스=치맥.jpg

일터에서는 대충 먹고, 보통 집에서는 거하게 차려 먹는다. 직접 요리해 먹을 때도 있고, 배달해 먹을 때도 있고. 저녁을 거하게 먹을 때도 있고 아침을 거하게 먹을 때도 있다. 특히 웬일로 빨리 일어나면 아침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아침엔 배달도 안 되고 밥집도 문을 닫았거든..

식사를 할 때는 책을 보거나 유튜브/인방을 본다. 책은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비문학은 잘 안 읽어지고, 보통 소설이나 만화를 보게 된다.

책이나 소설, 만화가 보기 싫다면 인방을 보는 경우가 많다. 전에는 이것 저것 많이 봤던 거 같은데, 최근에는 김도가 방송 하면 보고, 안 하면 혹시 쩜센세가 방송을 하는지 본다[1]. 쩜센세도 안 하면 유튜브를 보기도 하는데.. 유튜브는 안 보는 경우가 많다. 별로 재미가 없달까.. 비슷비슷한 것만 나오고..
그러면 그냥 아무 책이나 가져와서 보다가 밥을 다 먹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최소 15분 최대 한 시간쯤 저녁을 먹고 나면 이제야 말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그냥 소설/만화/인방이나 유튜브를 계속 보거나, 뭐 그런다.

이렇게 평일에는 혼자 지내다가, 주말에도 역시 대부분 혼자 지낸다. 혼자 지내는 거 너무 좋아 혼자로 밥 말아 먹고 혼자로 샤워하고 혼자로 이빨 닦아야지 주말에는 하고 싶을 때 프밍하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그런다.

그런데 일요일에는 정기적으로 모각코 오프 모임에 나간다. 위에서 말한 그분도 저 모임에서 의기투합했다. 나는 아싸질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는 것도 재미 없진 않더라고. 관심사가 맞아서 그런 거 같다. 물론 그렇다 해도 일주일에 하루보다 더 많이 그런 거 하긴 힘들겠지만... 최소한의 인싸질은 하고 지내고 있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1. 레바가 그냥 커피라면 쩜센세는 TOP 진짜배기 음지 방송이다. 그렇다고 해도 말도 없이 그냥 그림만 주구장창 그리고 그림과 채팅으로 소통하는 게 다이긴 한데.. 그 그림의 상태가 맛이 가 있는 정도..? 무슨 그림을 요청해도안 그려주는 게 없는 개쩌는 방송인데, 옛날에는 진짜 막 나가다가 트위치에서 차단 당하고 다른 이름으로 돌아오는 게 일상다반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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