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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시대와 세대가 변했다. 하지만 여러분은 프로그래머잖나?

벌어지는 어휘력 차이, 서로 한국말을 이해 못하는 시대|embed
요즘 슈카월드를 보는데 참 좋은 채널이라 생각한다.

제목은 현상 - 세대 간에 어휘가 통하지 않는다 - 이지만
중간에 제대로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해 준다.

서로 한국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1. (나같은 ㅡ틀ㅡ과는 달리) 어린 세대일 수록 글보다는 영상 매체를 주로 접하고
  2. 그런 영상 매체 공급자(유튜브)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유저들의 확증편향/필터버블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시대는 변했고, 주류 매체는 영상이 되었다.
이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다.

왜 포프님은 (잘 하던 블로그 접고) 영상을 올리는가?

텍스트 보단 비디오 (개국인사?)|embed
포프센세도 비슷한 이야기를 앞부분에서 한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이분 쯤 되는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찍어 올리는 건 아니었다.

이 사람이 거의 20년을 하던 글쓰기를 관두고 vlog로 영상을 올리는 이유를 몇가지 설명해준다.
(글로 썼으면 핵심만 복붙하면 되는데... 내용 요약하려고 주의 집중해야했다 ㅡ ㅡ)

  1. 슈카님이 말하는 것처럼, 이제는 영상이 사회 주류 매체가 되었다. 특히 어린 세대일수록 영상을 주로 본다.
  2. LTE등 초고속 인터넷망의 발달, 스마트폰과 유튜브로 인해 영상을 글처럼 어디서나 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3. 글은 자기 성격상 한번 쓰고 여러 수정하는 퇴고 과정을 거쳐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영상은 안 그래서 만드는 시간이 절약된다. (자기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지만 사실 좀 공들여서 글 쓰는데 퇴고 안 하는 사람은 없다. 퇴고는 제대로된 글쓰기에서 필연적이다)
  4. 지인(아마?)이 글 말고 팟캐스트 같은 걸 하던데 좋아보이더라.

대충 요약해보자면 이 정도인 듯 하다.
1,2번은 확실히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다.

3번은 약간 문제가 될 수 있다.
글을 썼는데 틀린 말을 하거나 앞뒤가 안 맞으면 너무 티가 나서 퇴고 과정에서 교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사실 딱히 그러는데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건 취향의 영역이라 뭐라하긴 힘들다...
다만 내 취향은 아니다. 나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번은 뭐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래... 이해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한 것도 잘 알겠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김치국 프밍 유튜버들이 얼굴 까고 썰만 푸는 형식에 반대한다.
왜냐? 그것을 보는 소비층이 프로그래머니까 그렇다.

프로그래머는 원래 글 읽는 게 일이다

프로그래머가 맨날 하는 일이 뭔가? 글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은 보통 일반인들보다 글을 잘 읽고 잘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스택 오버 플로우든, 깃헙 이슈든, 매뉴얼이든, 레퍼런스든, 논문이든
프로그래머가 접하는 거의 대부분의 지식들이 글로 표현되어 있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코드를 짜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지식이 필요하기에
프로그래머는 본능적으로 지식을 전달/습득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다니고,
지식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는 그저 명확한 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PBT 라이브 코딩처럼 영상이나 강의가 가장 효율적일 때도 있다.)

또한 우리가 쓰는 코드 또한 일종의 글이다.
원래 코드는 사람이 읽기 위해 작성되고 가끔씩, 우연히 컴퓨터에 의해 실행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는 보통 글을 킹반인들보다는 잘 읽는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는, 특히 뉴비 티를 벗고 점점 고여갈 수록
길고 긴 글을 읽는데 별로 거부감이 없어진다. 능력도 충분하다.
맨날 하는 일이고 그걸로 먹고 사는 직업이니까.

그러니까 아무리 영상만 주로 보는 잼민이라고 해도
이 바닥에서 한 가닥 하려면 결국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프밍 하다 보면 저절로 문해력이 늘게 되어 있다.
늘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1. 영상을 주로 보는 어린 친구들을 위해서 영상으로 한다.
이건 프로그래머들이 시청자라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 칭구들은 어차피 글을 (비교적) 잘 읽을 게 뻔하거든..

뉴비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면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왠만하면 글로 지식을 습득하는 게 낫다고 본다. 효율적이기도 하고.

그리고...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없으면 절대로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될 수 없다

이건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수능 국어 1등급을 받으란 소리는 아니다).

그러니까 긴 글 보기 싫어도 계속 보고, 핵심을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나 헷갈리는 단어가 있으면 꼭 네이버 사전 같은 걸 뒤져봐라.
영단어든 한국어 단어든 말이다.

나도 이 글을 쓸 때 "여러번 반복하여 글을 수정하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로 계속 "탈고"가 생각났는데
아무래도 그게 아닌 거 같아서 검색을 해보니 "탈고"는 글 쓰기를 끝내는 거고 "퇴고"가 맞는 단어였다.

효율성

이제 효율성에 대해서도 말해보자. 물론 정보 전달의 관점에서 말이다.
뭐 사실 말 할 필요도 없이 보통은 영상보다 글이 훨씬 효율적이고, 자기 페이스 대로 읽고 여러번 반복하고 요약하기도 쉽다.
이건 포프 센세도 하는 말이다. 20년을 글을 썼다던 이유이기도 하고.

물론 정말 영상이 더 효율적일 때도 아주 가끔 씩 있다. 하지만...
김치국 주류 포맷인 아재 얼굴까고 썰푸는 형식은 정보 전달 관점에서는 그냥 비효율의 극치이다.
그 어떤 부분에서도 효율을 찾기가 어렵다.
이 포맷은 역시 만드는 사람만 편하고 효율적이다. 그냥 찍고 땡 하면 되니까!

생그프 영상 큰 거 한방에 들어간 수고

내가 생각을 그대로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 영상을 찍을 때
먼저 무슨 말을 할지 영상과 PPT의 내용을 정하기 위해서 몇날 며칠을 일단 글부터 적었었다.

이건 무려 5~6년을 연구한 주제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일단 할 말들을 정리해서 핵심만 뽑아내고,
그것들을 어떤 순서로 제시하고, 어떤 표현을 쓰고,
어떤 시점에 어떤 걸 보여주면 가장 효과적으로 내 생각이 전달될지 수없이 고민했고
나는 초벌로 글을 쓰면서 그 모든 과정을 처리했다. 물론 수없이 반복하는 퇴고와 함께.

resource/초벌1.png
resource/초벌2.png
영상을 보신 분이라면 흐름이 보일 것이다. ㅋㅋ

그렇게 초벌 글 쓰기를 끝내고 나서, 그 내용을 토대로 PPT를 만들었다.
그 다음 발표 하기 하루 전 날 3시간 정도 리허설을 진행하여 두시간 분량의 리허설 영상을 만들었고
그걸 다시 들어보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이 뇌절인지 확인했고
PPT와 계획을 수정했다.

그리고 다음 날 발표를 한 뒤 발표를 들은 분들한테서 피드백을 받고
발표에서 논리적인 비약이 있는 부분의 영상을 새로 찍어서 편집해 넣었다.

그래...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는 짓거리다.
아마 3주 정도를 짬이 날 때마다 이걸 하고 있었으며(특히 초벌 글 쓰기, 퇴고를 오래 했다),
그 3주간 이거 하는 데 들어간 시간을 다 모으면 1주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거 뭐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했을까?
그야... 재미있으니까 ㅋㅋㅋㅋ
그냥 나는 이렇게 글쓰고 내 생각을 알리는 게 취미고
마침 연구실에서 세미나를 시켜서 그랬던거 같다.

???: 응~ 작은 거나 꾸준히 올리렴~

근데 이 지랄을 해서 뿌슝빠슝 완전 개 오지는 영상을 만들면 유튜브가 알아주냐?
응 아냐~ 유튜브 알고리즘은 아주 드문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한번 빵 터뜨리는 것보다 작게 작게 꾸준히 올리는 걸 더 좋아한다.

그러니까 내가 한 짓은 유튜버로 유명해지고 싶다면 정말 가성비 떨어지는 멍청한 짓거리다.
개쩌는 프밍 유츄바? 되고 싶으면 포프TV 따라서 해라. 이거 진리다.
200만따리 머기업 진용진이 700명 편집해보고 말해준 거니까 확실하다.

하지만 나는 유츄바 그딴 거 관심 없고,
내 생각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람들에게 전할 방법을 찾은 것 뿐이다.
이번엔 그게 마침 라이브 코딩이고 PPT라서 영상을 찍은 거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봐주지 않는 건 좀 아쉽긴 하지만
볼 사람들은 봤을 거고 칭찬도 꽤 들었다. ㅎㅎㅎ (댓글만 좀 더 달아주시면 좋겠어요...)
내가 오랫동안 연구한 걸 정리하는 그 과정 자체도 즐거웠다.

3+3줄 요약

자... 말이 길었다.
시대를 거스를 순 없으니 나도 세태를 반영해서 결론을 짧게 요약해주겠다

아재들이 얼굴 까고 썰푸는 포맷 구리다. 그런 건 그냥 글로 써 달라.

  1. 시대가 변해서 글보다 영상이 친숙한 친구들이 늘어났다.
  2. 그런데 그런 시대더라도 프로그래머들은 보통 글을 잘 읽는다. 그리고 잘 읽어야만 한다
  3. 그러니 프로그래머를 대상으로 그런 영상을 찍는 건 별 의미가 없고, 정보 전달 관점에서 비효율적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생각을 알리고 싶고, 프밍 유튜버로 유명해지고 싶다면 포프 TV를 따라 해라
그게 유튜브 알고리즘이 권장하는 것이다.

볼 사람들만 보면 되고, 자기 생각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면
날 따라 해라(쑻) - 말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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